
찬바람에만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면 눈물길이 좁아졌거나 눈이 말라 반사로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내에서도 늘 고인다면 눈물길이 막혔을 수 있어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우는 것도 아닌데 밖에만 나가면 눈물이 뺨을 타고

슬픈 일도 없는데 대문 나서서 찬바람 한 번 맞으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차오릅니다. 그러다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리니 손수건이 마를 새가 없죠. 관인 겨울바람이 워낙 매서워서 아침저녁으로 밭일 다녀오시는 어르신들이 특히 이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남들 보기엔 우는 것 같아 괜히 민망하고, 눈은 자꾸 흐려져서 앞이 뿌옇습니다. 시린 눈 비비다 보면 눈가가 헐기도 하고요. 나이 들어 그러려니 하고 넘기시는 분이 많은데, 사실 이건 그냥 넘겨도 되는 눈물과 한번 짚어봐야 하는 눈물이 섞여 있습니다.
같은 유루라도 왜 하필 찬바람에만 심한지, 눈물이 안 나서 문제인지 나와도 못 빠져서 문제인지에 따라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어르신 눈물이 어느 쪽인지부터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찬바람에 유독 심한 건 눈물길이 좁아진 신호일 때가 많습니다

눈물은 원래 위쪽 눈물샘에서 조금씩 나와 눈을 적신 뒤, 눈 안쪽 구석의 작은 구멍(눈물점)으로 빨려 들어가 코 옆의 가느다란 관(비루관)을 따라 코로 빠져나갑니다. 이 배수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만든 눈물이 갈 곳을 잃고 눈에 고였다가 넘쳐 흐릅니다. 세면대 배수구가 막히면 물이 넘치는 것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여기에 찬바람이 더해지면 두 가지가 겹칩니다. 첫째, 차고 마른 바람이 눈 표면을 자극하면 우리 몸은 눈을 보호하려고 반사적으로 눈물을 왈칵 더 만들어냅니다. 둘째, 추우면 코 점막이 붓고 좁아진 눈물길이 더 좁아져 배수가 더 안 됩니다. 만드는 양은 늘고 빠지는 길은 좁아지니, 그 순간 눈물이 주르륵 넘치는 겁니다.
나이가 들면 눈물길 점막이 얇아지고 탄력이 줄면서 이 배수관이 서서히 좁아지는 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유루는 노년층에서 흔하고, 겨울에 유독 도드라집니다.
한의학에서는 눈을 간(肝)이 주관하는 곳으로 봅니다. 나이 들며 진액과 혈이 마르면 눈이 바람과 추위 같은 외부 자극을 버티는 힘이 약해집니다. 이걸 간혈이 부족해 눈이 바람을 못 견디는 상태(간혈허·영풍유루)로 보는데, 쉽게 말하면 눈을 촉촉하게 붙잡아주는 바탕 기운이 얇아져 찬바람만 스쳐도 눈물이 쉽게 새는 몸이 된 셈입니다.
내 눈물이 넘치는 눈물인지 마른 눈물인지 가려보기

눈물흘림이라고 다 같은 눈물이 아닙니다. 크게 보면 눈물길이 막혀 못 빠지는 경우와, 오히려 눈이 말라서 반사적으로 눈물이 쏟아지는 경우로 갈립니다. 방향이 정반대라 헷갈린 채 대처하면 오히려 더 불편해집니다. 아래를 보면서 어르신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 가늠해보세요.
| 구분 | 눈물길이 좁아 넘치는 유루 | 눈이 말라 반사로 나는 유루 |
|---|---|---|
| 흐르는 양상 | 바람 없이도 늘 그렁그렁, 뚝뚝 떨어짐 | 찬바람·연기 자극 순간에만 왈칵 |
| 평소 눈 상태 | 축축하고 눈곱·눈물이 고여 있음 | 뻑뻑하고 이물감·모래알 느낌 |
| 눈 안쪽 구석 | 눌러보면 진물이 비치기도 함 | 대체로 깨끗함 |
| 동반 느낌 | 앞이 뿌옇고 눈가가 자주 헒 | 침침하고 오후에 더 침침해짐 |
왼쪽에 가깝다면 눈물길이 좁아졌을 가능성이 있고, 오른쪽에 가깝다면 눈이 말라 도리어 눈물이 나는 경우입니다. 둘이 함께 오는 어르신도 적지 않아서 눈 안쪽 구석을 살짝 눌러 진물이 비치는지, 실내에선 괜찮은데 밖에서만 심한지를 며칠 관찰해두면 상의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겨울 유루, 집에서 눈물길과 눈을 지키는 관리부터

먼저 찬바람을 눈에 직접 맞지 않게 하는 게 첫걸음입니다. 외출할 때 챙 있는 모자나 바람막이 안경을 쓰면 눈 표면 자극이 크게 줄어 반사 눈물이 확 덜 납니다. 관인처럼 트인 곳에서 밭일하거나 오래 걸으실 때 특히 효과가 좋습니다.
눈물이 흐른다고 눈을 세게 비비거나 손수건으로 벅벅 문지르면 눈가 피부가 헐고 눈물점 주변이 더 붓습니다. 눈물은 톡톡 눌러 닦고, 손은 자주 씻어 눈을 만지기 전 청결을 유지하세요.
눈물길이 좁은 분에게는 눈 안쪽 코 옆을 따뜻한 손끝으로 지그시 눌러 아래로 살살 쓸어주는 마사지가 배수를 도울 수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온찜질을 얹은 뒤 이 부위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면 좁아진 관 주변이 한결 편해집니다. 다만 눈 안쪽에서 진물이나 고름이 나오면 마사지 대신 먼저 확인부터 받아야 합니다.
속을 살피는 것도 방법입니다. 눈이 바탕부터 마른 어르신은 물을 자주 조금씩 드시고, 실내가 건조하면 젖은 수건이라도 널어 습도를 올려주세요. 밤늦게까지 눈을 혹사하거나 잠이 부족하면 간혈이 더 마르기 쉬우니, 눈을 쉬게 하고 따뜻하게 지내는 겨울 관리가 바탕을 붙잡아줍니다.
이런 눈물은 나이 탓으로만 넘기지 마세요

대부분의 겨울 유루는 바람을 피하고 눈을 아껴 쓰면 한결 견딜 만해집니다. 다만 바람 없는 실내에서도 눈물이 늘 그렁그렁 고이고 볼로 떨어진다면, 눈물길이 상당히 좁아졌거나 막혔을 수 있어 한번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눈 안쪽 코 옆이 붓고 누르면 아프거나 진물·고름이 비치면 눈물주머니에 염증이 생긴 신호일 수 있어 미루지 말고 확인해봐야 합니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눈곱이 심하거나, 갑자기 한쪽만 눈물과 통증이 몰리는 경우도 그냥 두지 마세요.
또 눈물과 함께 앞이 점점 흐려지고 침침한 정도가 빠르게 심해진다면 이건 눈물길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유루가 오래되면 넘친 눈물에 눈가가 계속 짓무르고 시야도 뿌예져 생활이 꽤 불편해지니, 참고 견디는 사이 더 굳어지기 전에 방향을 잡는 편이 낫습니다.
눈물길이 좁아 넘치는 것인지, 눈이 말라 나는 것인지, 아니면 두 가지가 겹친 것인지에 따라 관리도 치료도 달라집니다. 겨울마다 반복되는 눈물이라면 지금 내 눈물이 어느 쪽인지 한번 상의해보고 겨울을 편하게 나는 방법을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찬바람 쐴 때만 눈물이 나는데 왜 그런가요?
차고 마른 바람이 눈 표면을 자극하면 몸이 눈을 보호하려고 반사적으로 눈물을 더 만들어냅니다. 동시에 추우면 눈물이 빠지는 관이 더 좁아져 배수가 잘 안 되기 때문에 그 순간 눈물이 넘칩니다. 반복되면 눈물길 상태를 상의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눈물길 마사지는 어떻게 하나요?
눈 안쪽 코 옆을 따뜻한 손끝으로 지그시 눌러 아래로 살살 쓸어주면 배수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침저녁 온찜질을 얹은 뒤 부드럽게 해주면 좋습니다. 다만 진물이나 고름이 비치면 마사지 대신 먼저 확인부터 받으세요.
눈물이 넘치는 건지 눈이 말라 나는 건지 어떻게 구분하나요?
바람 없이도 늘 그렁그렁 고이고 눈곱이 끼면 눈물길이 좁아 넘치는 쪽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평소 뻑뻑하고 모래알 느낌이 있다가 찬바람에만 왈칵 나면 눈이 말라 반사로 나는 경우입니다. 두 가지가 겹치기도 하니 며칠 관찰해두면 상의할 때 도움이 됩니다.
바로 확인받아야 하는 눈물은 어떤 경우인가요?
눈 안쪽 코 옆이 붓고 누르면 아프거나 진물·고름이 비치면 미루지 말고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에서도 눈물이 늘 고여 떨어지거나, 앞이 점점 흐려지는 정도가 빠르게 심해지면 눈물길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