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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 중 어깨와 손목이 함께 무너지는 산후 몸, 왜 같이 아플까

모유수유 중 어깨와 손목이 함께 무너지는 산후 몸, 왜 같이 아플까

수유하다 어깨와 손목이 같이 무너지는 분들

수유하다 어깨와 손목이 같이 무너지는 분들

진료하다 보면 산후 몇 주에서 몇 달 사이에 이런 분들이 참 많이 오십니다.
손목 엄지 쪽이 시큰거려서 아이를 안기가 겁나고, 동시에 어깨와 뒷목이 돌덩이처럼 뭉쳐 있죠.

대개는 두 군데를 따로 아픈 문제로 생각하고 오십니다.
손목은 손목대로, 어깨는 어깨대로 파스를 붙이면서 견디시는 거죠.
그런데 산후에 이 두 곳이 같이 무너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수유 자세를 한번 떠올려 보시면 됩니다.
아이를 품에 안으려면 어깨를 앞으로 말고 목을 숙이게 됩니다.
그 자세를 하루에도 수십 번, 한 번에 이삼십 분씩 유지하죠.
손목은 아이 머리를 받치느라 엄지를 벌린 채로 계속 힘을 주고요.

결국 어깨 뒤쪽 근육과 손목 엄지 힘줄이 같은 시간, 같은 동작에서 함께 지치는 겁니다.
한쪽만 봐서는 잘 안 풀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몸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 (양의학으로 보면)

몸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 (양의학으로 보면)

손목 엄지 쪽 통증은 '드퀘르뱅 힘줄염'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지를 움직이는 힘줄이 손목에서 반복 마찰로 붓고 염증이 생긴 상태죠.
아이를 안아 올릴 때 엄지에 힘이 실리니 산후 여성에게 흔합니다.

여기에 호르몬 변화가 겹칩니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관절과 인대를 느슨하게 해주던 호르몬이 빠지면서, 손목·손가락 관절이 아침에 붓고 뻣뻣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그래서 아침에 반지가 안 들어가거나 주먹이 잘 안 쥐어지는 분들이 계시죠.

어깨는 조금 다릅니다.
목을 숙이고 어깨를 마는 자세가 이어지면 어깨를 받치는 근육이 계속 긴장합니다.
이 상태가 오래가면 근육 안에 단단한 통증 유발점이 생겨서, 눌렀을 때 팔이나 뒷목으로 뻐근함이 퍼지기도 합니다.

수면 부족과 회복되지 않은 체력도 통증을 키웁니다.
몸이 회복할 시간을 못 얻으면 같은 자극에도 더 아프게 반응하거든요.

한의학은 왜 '기혈이 빈 자리'를 먼저 보는가

한의학은 왜 '기혈이 빈 자리'를 먼저 보는가

한의학에서는 산후를 '기혈이 크게 빠져나간 시기'로 봅니다.
기혈이란 몸을 데우고 돌리고 채우는 힘이라고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출산으로 이 힘이 갑자기 줄어든 상태에서, 그나마 남은 기혈을 젖 만드는 데 계속 쓰는 게 수유기죠.

기혈이 부족하면 근육과 힘줄에 영양과 온기가 덜 갑니다.
같은 자세를 써도 회복이 더디고, 관절 마디가 시리고 뻣뻣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산후에 '찬바람만 스쳐도 마디가 시리다'는 말씀을 자주 듣는 것도 이 때문이죠.

여기에 산후에는 혈이 원활히 돌지 못하고 정체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깨와 목이 유독 무겁고 뭉치는 분들이 여기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한의학은 아픈 손목과 어깨만 보지 않습니다.
빠져나간 기혈을 채워 넣고, 몸을 따뜻하게 돌려서 근육과 힘줄이 스스로 회복할 바탕을 만드는 쪽을 먼저 봅니다.
기전이 다르니 접근도 다른 셈이죠.

내 몸은 어느 쪽에 가까울까 (산후 세 유형)

내 몸은 어느 쪽에 가까울까 (산후 세 유형)

같은 산후 통증이라도 몸 상태가 다르면 관리 방향이 달라집니다.
진료 현장에서 자주 나뉘는 세 유형을 정리해 봤습니다.
내 몸이 어디에 가까운지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유형주로 이런 신호먼저 챙길 방향
기혈이 빈 유형온몸이 무겁고 기운 없음, 어지럼, 마디가 시리고 힘이 없음기혈을 채우고 잘 쉬기
냉·순환 유형손발이 차고 찬바람에 마디가 시림, 아랫배도 찬 편몸을 따뜻하게, 찬 것 피하기
정체·뭉침 유형어깨·목이 돌처럼 뭉침, 눌리면 팔로 뻐근함이 퍼짐뭉친 곳 풀고 자세 교정

물론 한 유형에만 딱 떨어지는 분은 드뭅니다.
대개 두 가지가 섞여 있죠.
기혈이 빈 데다 몸까지 찬 경우가 특히 흔합니다.
어느 쪽이 더 두드러지는지 보고 그 순서대로 챙기면 됩니다.

수유하면서 오늘부터 해볼 수 있는 것

수유하면서 오늘부터 해볼 수 있는 것

통증을 키우는 자세부터 조금씩 덜어주는 게 시작입니다.
거창한 게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그 자세를 손보는 겁니다.

손목 부담 줄이기
아이를 안아 올릴 때 엄지에만 힘주지 말고 손바닥 전체로 받치기
수유쿠션을 써서 손목이 아이 무게를 계속 버티지 않게 하기
손목이 붓고 아픈 날은 엄지를 살짝 고정해 쉬게 해주기

어깨·목 풀기
수유 뒤에 어깨를 뒤로 크게 몇 번 돌려 말린 자세 펴주기
수유할 때 목을 숙여 아이를 보지 말고, 아이를 가슴 높이까지 올려서 안기
따뜻한 수건이나 온찜질로 뒷목·어깨 데워주기

회복의 바탕 만들기
짧게라도 눈 붙일 시간을 확보해 몸이 회복하게 하기
찬물에 손 오래 담그는 일 줄이기, 따뜻한 물 쓰기

이렇게 해봐도 손목 통증이 몇 주 넘게 반복되거나, 어깨 저림이 팔·손가락으로 내려간다면 한 번 상의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산후는 회복의 바탕을 함께 챙길 때 통증도 더 수월하게 가라앉는 시기니까요.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이며,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하면 가까운 의료기관·한의원에서 상담을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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