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처럼 쏟아지는 설사, 무엇이 다를까요
화장실을 다녀와도 형체 없이 물만 나옵니다.
배에서 소리가 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신호가 옵니다.
진료하다 보면 하루에 몇 번씩 이렇게 화장실을 들락거렸다는 분들이 오십니다.
물설사는 대변에 수분이 유독 많아진 상태입니다.
상한 음식 한 번에 잠깐 그러고 마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장이 수분을 제대로 붙잡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일 때도 있습니다.
같은 설사라도 원인이 다르니, 며칠 가는지부터 살펴보는 게 먼저입니다.
장이 수분을 못 붙잡을 때 벌어지는 일
우리가 먹은 것은 소장과 대장을 지나며 수분이 대부분 다시 몸으로 흡수됩니다.
그래서 평소 대변이 어느 정도 형체를 갖추는 거죠.
그런데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장 점막을 자극하거나,
스트레스로 자율신경이 예민해지면 이 흡수 과정이 흐트러집니다.
흡수돼야 할 물이 오히려 장 안으로 끌려 나오면서
그대로 밀려 내려가는 겁니다.
한의학에서는 이걸 장이 차고 습이 몰린 상태로 봅니다.
말이 어렵지만, 결국 장이 수분을 다스리는 힘이 약해졌다는 뜻이죠.
이런 신호가 함께 오면 지켜보지 마세요
대부분의 물설사는 며칠 안에 가라앉습니다.
다만 아래 같은 신호가 함께 오면 그냥 넘기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 사흘이 지나도 설사가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질 때
- 대변에 피나 끈끈한 점액이 섞여 나올 때
- 참기 힘든 복통이나 열이 같이 날 때
- 어지럽거나 소변이 확 줄어드는 등 탈수가 의심될 때
특히 탈수는 어린아이나 어르신에게 빨리 옵니다.
기운이 처지고 입이 마른다 싶으면 미루지 말고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설사가 날 때 장을 쉬게 하는 법
물설사가 날 때 가장 필요한 건 장을 잠시 쉬게 하는 겁니다.
기운 차리겠다고 기름진 음식부터 챙겨 드시면 오히려 장이 더 놀랍니다.
찬 음료도 장의 움직임을 과하게 자극하니 이때는 피하는 게 낫습니다.
미지근한 물이나 전해질 음료로 빠져나간 수분을 채워주세요.
- 미음이나 죽처럼 부담 없는 것부터 조금씩 시작하기
- 미지근한 물을 한 번에 많이 말고, 자주 나눠 마시기
- 기름지고 매운 음식은 배가 편해질 때까지 미뤄두기
- 배를 따뜻하게 감싸고 무리 없이 쉬어주기
자꾸 반복된다면 원인을 찾아봐야 합니다
한 번 앓고 지나가는 설사라면 시간이 약입니다.
몸이 알아서 추스르니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죠.
문제는 이 물설사가 자꾸 반복될 때입니다.
나았다 싶으면 다시, 또 며칠 뒤에 다시.
이렇게 되풀이되면 단순히 체한 문제가 아니라
장 자체가 예민해져 있거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설사만 멈추려 하기보다,
왜 자꾸 그러는지 원인을 짚어보는 편이 낫습니다.
불편함이 계속 남는다면 한번 상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