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들어 땀 냄새가 달라졌다면 양이 늘어난 것뿐 아니라 냄새의 결이 바뀐 경우가 많습니다.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의 아포크린 땀에는 단백질과 지질이 섞여 있어, 피부 상재균이 이를 분해하면서 냄새가 만들어집니다. 나이가 들며 피지가 산화하는 변화까지 얹히면 예전과 다른 냄새가 납니다. 한방 관점에서는 몸에 습과 열이 갇혀 빠져나가지 못할 때 땀이 끈적하고 짙어진다고 보았습니다.
양이 늘어난 게 아니라 냄새의 결이 달라졌다면

올여름 들어 유독 신경이 쓰인다고 하십니다. 땀을 흘리는 건 전에도 그랬는데 냄새가 예전 같지 않다고요. 양이 늘었다기보다 결이 바뀌었다는 표현이 더 맞다고 하십니다.
말씀을 들어 보면 표현이 비슷합니다. 땀이 묽지 않고 끈적하게 남고 씻고 나와도 두어 시간이면 다시 올라오고 흰 셔츠 겨드랑이에 노란 자국이 지지 않는다고요. 본인 코에는 잘 안 잡히는데 차 안이나 엘리베이터에서 문득 느껴진다는 분도 계십니다.
그래서 하루에 두세 번씩 씻고 데오드란트를 바꿔 가며 써 보십니다. 그런데 잠깐뿐입니다. 여기서 대개 자책이 시작되죠. 내가 잘 안 씻어서 그런가 싶어서요.
다만 이 이야기에는 다른 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씻는 횟수보다 무엇이 땀에 섞여 나오는지가 냄새를 만듭니다. 그래서 냄새가 갑자기 달라졌다면 그 안에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씻는 문제로만 밀어붙이면 정작 볼 것을 놓치게 됩니다.
냄새를 만드는 것은 땀이 아니라 그 뒤의 일입니다

사람 몸에는 성격이 다른 땀샘이 두 가지 있습니다. 온몸에 퍼져 있는 것은 체온을 내리려고 묽은 물을 내보내고, 그 자체는 거의 냄새가 없습니다.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귀 주변에 몰려 있는 다른 하나는 단백질과 지질이 섞인 땀을 냅니다. 이 땀도 나올 때는 무취인데 피부에 사는 세균이 분해하면서 특유의 냄새 성분이 만들어집니다. 즉 냄새는 땀이 아니라 그 이후의 일에서 생깁니다.
마흔을 넘기면 여기에 하나가 더 얹힙니다. 피부의 피지 성분이 바뀌고 산화하면서 냄새의 결 자체가 달라지죠. 먹는 것도 그대로 실립니다. 붉은 고기와 마늘, 향신료, 술은 대사 산물이 땀과 날숨으로 함께 나갑니다.
한방은 이 상태를 습열이 갇힌 것으로 봅니다. 기름진 음식과 술로 속에 습이 쌓이고 그 위에 열이 얹히면 땀이 맑게 빠지지 못하고 끈적하게 남으며 냄새가 짙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여름 습기와 체중 증가가 겹치는 계절에 유독 두드러지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며칠만 관찰하면 갈래가 보입니다

먼저 어디서 나는지 나눠 보십시오. 겨드랑이인지, 발인지, 사타구니인지, 아니면 몸 전체인지요. 부위마다 원인이 다르고, 그에 따라 손볼 것도 달라집니다.
다음은 시점입니다. 땀을 흘리는 순간 바로 나는지, 아니면 마르고 나서 몇 시간 뒤에 올라오는지요. 뒤늦게 올라온다면 세균이 분해할 시간이 충분했다는 뜻이라 옷과 건조가 관건입니다.
옷에 남는 자국도 봅니다. 흰 셔츠 겨드랑이에 노랗게 지는 자국이 늘었는지 같은 셔츠를 하루 입고 벗었을 때 냄새가 배어 있는지요. 세탁을 하고 말렸는데도 냄새가 남는 옷이 있다면 따로 빼 두십시오.
변화의 시점도 적어 두십시오. 서서히 달라졌는지, 몇 주 사이에 확 달라졌는지 그 무렵 체중이 늘었는지, 술자리나 야식이 늘었는지 새로 먹기 시작한 약이나 보조식품이 있는지요. 갑작스러운 변화일수록 몸 안쪽에서 온 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메모 한 줄이면 충분하니 이 주만 적어 보시길 권합니다.
옷과 식사에서 조정할 것

옷부터 손보면 체감이 빠릅니다. 땀이 마르지 않고 머무르는 시간이 길수록 냄새가 짙어지니 두꺼운 면보다 통기가 좋고 빨리 마르는 소재가 낫습니다. 겨드랑이가 덧대어져 두꺼운 셔츠라면 그 부분이 늘 젖어 있는 셈이고요. 한 번 땀에 젖은 옷은 말랐더라도 다시 입지 마십시오. 세탁도 미지근한 물보다 뜨거운 물에 산소계 표백제를 써서 주기적으로 삶아 주면 배어 있던 냄새가 훨씬 덜 남습니다.
씻은 뒤 완전히 말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겨드랑이와 사타구니가 축축한 채로 옷을 입으면 그 자리가 세균에게는 좋은 조건이 됩니다. 데오드란트는 아침보다 잘 씻고 말린 밤에 바르는 편이 더 오래갑니다.
식사도 몇 가지만 조정해 보십시오. 붉은 고기와 마늘, 카레류 향신료, 술을 줄이고 채소와 물을 늘리면 이 주쯤 뒤에 차이를 느끼는 분이 많습니다. 여름 야근이 잦다면 사무실에 여벌 셔츠를 두고 오후에 갈아입는 방법도 현실적입니다.
이런 변화는 냄새 문제로만 두지 마십시오

몇 주 사이에 냄새가 확 달라졌다면 한 번 짚어 볼 만합니다. 단내나 과일 향처럼 느껴지면서 갈증이 심하고 체중이 빠졌을 때 암모니아 같은 냄새가 나면서 몸이 붓고 소변량이 줄었을 때는 혈당과 콩팥 쪽 검사를 먼저 받으시는 편이 맞습니다.
더위를 유난히 못 견디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이 떨린다면 갑상선도 확인 대상입니다.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피부가 붉게 짓무르고 아프면서 멍울이 잡힌다면 피부 진료가 먼저입니다. 새로 드시기 시작한 약이 있다면 그 시점과 겹치는지도 보십시오.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땀이 끈적하고 냄새가 짙게 이어진다면 몸 상태를 함께 살펴볼 만합니다. 저희는 땀이 줄줄 나는데 기운은 빠지는 쪽인지, 열이 몸 안에 갇혀 답답하고 얼굴이 달아오르는 쪽인지 나눠 봅니다. 뒤쪽처럼 뜬 열을 내려야 하는 자리를 살필 때 보는 처방으로 황련해독탕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냄새는 땀 자체보다 피부에 남은 성분이 분해되면서 생깁니다. 씻고 나서 완전히 말리지 않았거나, 땀이 밴 옷을 다시 입으면 몇 시간 만에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씻는 횟수를 늘리기보다 건조와 옷 관리에 힘을 쓰시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털은 땀과 피지가 머무는 자리라 짧게 정리하면 마르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다만 면도 직후 피부가 자극을 받은 상태에서 자극이 강한 제품을 바르면 따갑거나 붉어질 수 있으니, 시간을 두고 바르시는 편이 낫습니다. 밀기보다 짧게 다듬는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마늘이나 향신료의 성분은 대사된 뒤 땀과 날숨으로 나옵니다. 붉은 고기와 술이 잦으면 냄새가 짙어졌다고 느끼는 분도 많습니다. 이 주 정도 줄여 보고 차이를 확인해 보십시오. 사람마다 반응이 달라서 직접 확인하는 편이 가장 정확합니다.
이 부분으로 위축되어 모임을 피하게 되는 분이 실제로 많습니다. 다만 대부분은 옷과 건조, 식사 조정으로 상당 부분 정리되는 문제입니다. 몇 주 관찰해도 그대로거나 다른 증상이 함께 있다면 그때 진료실에서 갈래를 나눠 보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