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를 키우는 동안 늘어나는 체중은 대개 끼니가 아니라 끼니 사이에서 만들어집니다. 남긴 밥 반 공기, 식은 반찬 두어 젓가락, 아이 과자 몇 조각은 계산에 들어가지 않지만 몸에는 그대로 들어갑니다. 게다가 서서 급히 먹으면 배가 찼다는 신호가 올라오기 전에 식사가 끝나 명치가 답답한 채로 남습니다. 여기에 아이를 재우고 나서 찾아오는 밤의 한 끼가 얹힙니다. 먼저 셀 것은 하루에 입이 열린 횟수이고, 그다음이 앉아서 먹은 끼니의 수입니다.
앉아서 먹은 끼니가 하루에 몇 번인가요

두세 살 아이를 키우다 보면 식사라는 말이 무색해집니다. 아이 밥을 먹이다가 반쯤 남기면 아까워서 서서 한 술 뜨고, 식은 반찬을 통에 담기 전에 두어 젓가락 집습니다. 아이가 흘린 과자를 줍다가 입에 넣고, 요구르트를 반만 먹겠다고 하면 남은 반을 마십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돌아와 늦은 아침을 먹다가 벨이 울려 일어서고, 낮잠 재우다 같이 잠들었다 깨어 부엌으로 갑니다. 저녁은 아이 먹이느라 서서 대충 먹고, 아홉 시에 겨우 재우고 나면 그제야 소파에 앉습니다. 이때부터가 진짜 식사입니다. 하루 종일 제대로 먹은 게 없다는 억울함과 이제야 혼자가 되었다는 안도감이 겹쳐, 과자 봉지와 배달 앱을 함께 엽니다. 다음 날 아침 명치가 답답하고 얼굴이 부어 있고, 체중계는 임신 전보다 위에 멈춰 있습니다. 먹은 것도 없이 왜 이러느냐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그런데 하루를 되짚어 보면 입은 열 번도 넘게 열렸습니다.
세지 않은 식사와 서둘러 먹은 식사

몸은 끼니를 세지 않고 들어온 것을 셉니다. 아이가 남긴 밥 반 공기와 반찬 몇 젓가락은 어른 한 끼의 절반에 가까울 때가 많고, 그것이 하루에 서너 번이면 계산에 없던 한 끼가 통째로 들어온 셈이 됩니다. 서서 먹는 방식도 문제를 키웁니다. 배가 찼다는 신호는 위가 늘어나는 감각과 장에서 올라오는 호르몬이 함께 만들어 내는데, 여기에는 이십 분쯤이 필요합니다. 오 분 만에 서서 밀어 넣으면 그 신호가 도착하기 전에 식사가 끝나고, 뒤늦게 배가 그득해집니다. 잠이 모자란 것도 겹칩니다. 밤에 여러 번 깨는 몸은 다음 날 단것과 밀가루를 더 찾습니다. 한방은 급하게 먹고 곧바로 몸을 움직이면 비위가 상한다고 보았고, 소화되지 못한 것이 명치에 걸려 그득하고 트림이 잦아지는 상태를 식적이라 불렀습니다. 육아로 기혈이 소모된 몸에서는 그 부담이 더 오래 남습니다. 아이가 남긴 것을 처리하는 손이 하루에 몇 번 움직였는지가, 저녁에 무엇을 먹었는지보다 더 크게 작용하는 셈입니다.
사흘만 표시해 보시면 됩니다

식탁 옆에 종이 한 장과 색연필을 두십시오. 무엇이든 입에 들어갈 때마다 작대기를 하나씩 긋습니다. 밥이든 반찬이든 아이 과자 한 조각이든 구분하지 않고 그저 긋기만 하면 됩니다. 사흘이면 하루에 몇 번인지 숫자가 나옵니다. 두 번째로 앉아서 십 분 이상 먹은 끼니가 하루에 몇 번인지 세어 보십시오. 하나도 없는 날이 이어진다면 그것이 지금 손봐야 할 자리입니다. 세 번째는 밤입니다. 아이를 재운 뒤 처음 무언가를 입에 넣은 시각과 잠자리에 든 시각을 적습니다. 네 번째는 몸의 신호입니다. 아침에 명치가 답답한지, 식후에 유난히 졸린지, 트림이 잦은지를 표시합니다. 다섯 번째로 체중은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온 뒤로 시점을 고정하십시오. 수유 중이라면 수유 전후 차이가 있으니 조건을 맞춰 재셔야 합니다. 이 다섯 줄이면 충분하고, 아이 재우고 나서 이 분이면 적을 수 있습니다.
아까움을 다른 자리에서 해결하기

잔반을 먹지 말라는 말만으로는 바뀌지 않습니다. 아깝다는 마음이 진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적게 담는 쪽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아이 그릇에 절반만 담고 더 달라고 하면 그때 더 주면 아까울 일이 크게 줄어듭니다. 남은 것은 식탁에서 손이 닿기 전에 뚜껑을 덮어 냉장고에 넣으시고, 다음 끼니에 아이 것으로 다시 내면 버리는 것도 아닙니다. 두 번째는 어른 밥을 따로 차리지 않고 아이와 같은 시각에 앉아서 드시는 일입니다. 십 분만 앉아도 서서 먹던 양이 정리됩니다. 세 번째는 밤 시간입니다. 아이를 재우고 나서 찾아오는 그 시간이 하루에 하나뿐인 보상이라면 먹는 것 말고 다른 것을 하나 정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 십오 분 산책, 짧은 드라마 한 편처럼 손에 잡히는 것이면 됩니다. 급하게 먹은 뒤 명치가 얹힌 듯 답답하고 몸이 무거운 상태가 이어질 때 평위산을 씁니다. 체중을 줄이는 약이 아니라, 상한 비위를 고르게 하는 자리에 놓는 약입니다.
체중만 볼 일이 아닌 때

출산하고 한 해가 지났는데도 체중이 요지부동이고, 추위를 유난히 타고 얼굴이 붓고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며 변이 잘 안 나온다면 갑상선 쪽을 한 번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명치가 자주 아프고 신물이 올라오며 눕기만 하면 목이 쓰라리다면 위와 식도 쪽 검사도 필요합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아이를 봐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몇 주째 이어진다면 그것은 체중 문제가 아니라 먼저 도움을 받아야 할 자리입니다. 수유 중이라면 굶는 방식은 권하지 않습니다. 젖의 양과 본인의 기운이 함께 떨어지는 일이 흔합니다. 진료를 볼 때는 아이를 키우는 분께 식단표를 내밀지 않습니다. 아이 낮잠 시간이 언제인지, 밤에 몇 번 깨는지, 도와줄 사람이 있는지부터 여쭙고 그 안에서 지킬 수 있는 것을 두세 개만 고릅니다. 지키지 못할 계획은 죄책감만 남기고 사라집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하면 손댈 수 있는 칸이 늘어나니, 그때 계획을 다시 손보셔도 늦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버리라는 말씀보다 덜 담으시라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아이 그릇에 절반만 담고 필요하면 더 주는 방식이면 남는 양 자체가 줄어듭니다. 그래도 남으면 바로 뚜껑을 덮어 냉장고에 넣고 다음 끼니에 다시 내시면 버리는 것도 아닙니다.
그 시간이 하루에 하나뿐인 보상이라 그렇습니다. 무작정 참기보다 대신할 것을 하나 정해 두시는 편이 오래갑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이나 짧은 산책처럼 손에 잡히는 것이면 됩니다. 다만 무엇이든 잠자리 두 시간 전에는 마무리하시는 쪽이 낫습니다.
굶는 방식은 권하지 않습니다. 젖의 양과 본인의 기운이 같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세지 않던 잔반과 밤 간식을 정리하고 단백질과 물을 충분히 챙기는 쪽으로 시작하십시오. 그것만으로도 몇 달에 걸쳐 흐름이 바뀝니다.
종일 서서 움직이는 노동은 힘들지만 실제로 소모하는 열량은 생각만큼 크지 않습니다. 반면 계산에 들어가지 않는 입질은 차곡차곡 쌓입니다. 사흘만 작대기를 그어 보시면 활동량이 아니라 횟수가 문제였다는 것이 눈에 먼저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