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미용

얼굴은 멀쩡한데 목과 가슴 위쪽만 붉어졌다 가라앉는 쉰 무렵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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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홍조라고 하면 대개 얼굴을 떠올리지만, 얼굴은 멀쩡하고 목 아래와 쇄골, 가슴 위쪽에만 붉은 얼룩이 번졌다 가라앉는 분들이 계십니다. 에스트로겐이 줄면서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가 예민해지면 작은 온도 변화에도 피부 혈관을 확 넓혀 열을 내보내는데, 그 반응이 특히 잘 드러나는 자리가 목과 가슴 위쪽입니다. 한방은 속에서 오른 열이 위로 몰리면서 가슴이 답답해지는 상태와 함께 봅니다. 언제 어떤 상황 뒤에 몇 분간 오르는지를 이 주만 적어 보시면, 방아쇠가 되는 자리가 생각보다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거울을 보면 얼굴은 조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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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를 하다가 갑자기 목 아래에서 열이 훅 올라옵니다. 손으로 만져 보면 쇄골 근처가 뜨겁고, 거울 앞에 서서 옷깃을 내려 보면 목 아래부터 가슴 위쪽까지 붉은 얼룩이 지도처럼 번져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얼굴은 평소와 다르지 않습니다. 볼도 이마도 조용한데 목 아래만 화끈합니다. 셔츠 단추를 하나 풀고 창문을 열면 십 분쯤 지나 슬그머니 사라집니다. 회의 중에, 지하철에서, 손님 앞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신경이 더 쓰입니다. 여름에도 스카프를 두르게 되고 목이 파인 옷은 옷장 안쪽으로 밀려납니다. 밤에는 자다가 가슴께가 뜨거워 깨고, 잠옷 앞섶이 축축한 날도 있습니다. 병원에서 갱년기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자료를 찾아보면 죄다 얼굴 홍조 이야기뿐이라, 내 경우는 다른 건가 싶어 그냥 넘기신 분들이 많습니다. 친구들 모임에서도 얼굴이 확 달아오른다는 이야기만 오가니 말을 꺼내기가 애매합니다. 그러다 여름이 오면 얇은 옷 앞에서 한참 망설이게 됩니다.

체온을 재는 눈금이 예민해진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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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는 체온이 조금 오르내려도 그냥 두는 폭이 있습니다. 그 폭 안에서는 땀도 안 나고 혈관도 가만히 있습니다.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 이 폭을 정하는 뇌 부위가 예민해져서, 이전 같으면 넘어갔을 작은 온도 상승에도 몸이 지금 덥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면 열을 빨리 버리려고 피부 혈관을 한꺼번에 넓히고 땀샘을 엽니다. 이때 반응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자리가 목과 가슴 위쪽입니다. 이 부위는 피부가 얇고 표층 혈관이 넓게 퍼져 있어서, 같은 반응이 일어나도 얼굴보다 넓은 얼룩으로 보입니다. 얼굴은 평소에도 온도 변화를 자주 겪어 왔기에 상대적으로 티가 덜 나는 분도 있습니다. 동양의학에서는 이 시기를 아래가 비면서 위로 열이 뜨는 때로 설명해 왔습니다. 그래서 열감만 있는 게 아니라 가슴이 답답하고 사소한 일에 짜증이 확 오르며 잠이 얕아지는 증상이 한 묶음으로 옵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분들도 열보다 그 답답함이 더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주만 표를 만들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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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에 네 칸만 그리십시오. 시각, 직전에 무엇을 했는지, 몇 분이나 갔는지, 땀이 났는지입니다. 이 주쯤 모이면 방아쇠가 보입니다. 뜨거운 국이나 커피를 마신 직후, 술을 한 잔 한 저녁, 매운 음식을 먹은 날, 누군가와 언성이 오간 뒤, 이불 속에서 몸이 데워질 때가 흔한 자리입니다. 다음으로 붉은 얼룩의 성질을 보십시오. 평평하게 색만 번졌다가 사라지는지, 아니면 부풀어 오르고 가려운지가 다릅니다. 부풀고 가려우면 두드러기 쪽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또 한쪽만 붉은지 양쪽이 같이 붉은지, 얼굴 열감도 조금은 같이 오는지 적어 두십시오. 여기에 생리 주기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함께 적으십시오. 주기가 짧아졌다 길어졌다 하다가 건너뛰기 시작한 시점과 홍조가 시작된 시점이 겹치는 분이 많습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목록도 챙겨 두십시오. 일부 약은 홍조를 흔한 반응으로 남깁니다.

옷장과 저녁 시간부터 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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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옷입니다. 두꺼운 한 겹보다 얇게 여러 겹을 입고, 목을 조이는 폴라나 빳빳한 깃은 잠시 물려 두십시오. 열이 오를 때 한 겹 벗을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오래 끌지 않습니다. 잠자리 온도는 조금 서늘하게 두시고, 이불은 무거운 것보다 가벼운 것을 겹쳐 쓰십시오. 카페인과 술은 끊으라기보다 시각을 옮겨 보시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오후 늦게 마신 커피와 저녁의 술 한 잔이 밤중 열감과 이어지는 분이 꽤 됩니다. 뜨거운 국물은 후후 불어 식혀 드시고, 매운 것은 열이 잦은 주에만 줄여 보십시오. 열이 오르기 시작할 때 숨을 배로 천천히 들이쉬고 더 천천히 내쉬는 방식을 몇 분 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느린 호흡이 홍조가 오는 횟수를 줄이는 데 보탬이 되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걷기는 주 사흘 이상 꾸준히 하시는 편이 잠까지 같이 잡아 줍니다. 담배를 피우신다면 이 시기에 끊는 것이 여러 면에서 이롭습니다.

이럴 때는 한 번 짚고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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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얼룩이 부풀고 가려우면서 입술이나 눈두덩까지 붓는다면 그건 홍조가 아니라 다른 반응일 수 있으니 바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얼굴과 목이 갑자기 심하게 달아오르면서 설사와 심한 두근거림이 함께 반복된다면 다른 원인을 찾는 검사가 필요합니다. 폐경이 온 지 일 년이 넘었는데 출혈이 있다면 그것도 미루지 마십시오. 늘 춥고 처지던 분이 갑자기 더위를 타면서 살이 빠진다면 갑상선도 확인해 볼 자리입니다. 저희는 열이 오르는 자리와 시각, 그 뒤에 오는 기분의 흐름을 함께 봅니다. 열은 위로 뜨는데 손발은 오히려 차고, 가슴이 답답하며 사소한 일에 눈물이 나고 잠이 얕은 쪽이라면, 그 답답함을 눅이는 자리에서 살펴보는 처방으로 가미소요산이 있습니다. 같은 나이대라도 몸이 마르고 밤에 땀이 흥건한 쪽과 체격이 단단하고 얼굴이 늘 붉은 쪽은 살피는 자리가 다릅니다. 그래서 홍조 하나만 듣고 약을 정하지는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얼굴은 안 붉은데 목만 붉어도 갱년기 홍조인가요?

그런 분포도 드물지 않습니다. 목과 가슴 위쪽은 피부가 얇고 혈관이 넓게 퍼져 있어 같은 반응이 더 넓은 얼룩으로 보입니다. 다만 붉은 자리가 부풀고 가렵다면 결이 다르니 그 점만 구분해서 봐 주십시오. 열감이 오르는 시각과 지속 시간을 적어 두시면 진료 때 판단이 훨씬 빨라집니다.

Q. 이 홍조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나요?

몇 해 안에 잦아드는 분이 많지만 개인차가 큽니다. 십 년 가까이 가는 분도 계십니다. 저절로 없어질 걸 기다리며 밤잠이 계속 흔들린다면, 그 사이에 몸이 지치는 쪽이 더 손해가 큽니다. 견딜 만한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삼으시면 됩니다. 일상에 걸리기 시작했다면 그때가 상의할 때입니다.

Q.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는데 한약을 같이 먹어도 되나요?

드시고 계신 약이 무엇인지 진료 때 그대로 말씀해 주십시오. 약 이름과 복용 기간을 알고 있어야 겹치는 부분을 피해서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 판단해 기존 약을 중단하시는 일은 없도록 해 주십시오. 산부인과 진료를 계속 받으시면서 필요한 부분만 함께 보는 방식으로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밤에 가슴이 뜨거워 깨는데 잠부터 잡아야 할까요?

잠이 얕아지면 낮의 열감도 더 잦아지는 쪽으로 서로 물립니다. 방을 서늘하게 두고 이불을 가볍게 바꾸는 것부터 해 보시고, 그래도 매일 깬다면 잠을 함께 다루는 방향으로 상의해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깬 뒤 시계를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면 그것부터 끊어 보십시오. 시각을 알고 나면 다시 잠들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이며,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하면 가까운 의료기관·한의원에서 상담을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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