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은 찬데 손바닥엔 땀이 밴다면

손발은 얼음장처럼 차가운데
정작 손바닥에는 축축하게 땀이 고입니다.
겨울이든 여름이든 늘 그렇다는 분들이 계시죠.
진료하다 보면 이런 분들이 생각보다 자주 오십니다.
차가움과 땀, 정반대 같은 두 증상이
한 손에서 같이 나타나는 겁니다.
바깥 기온 탓만은 아닙니다.
손끝으로 가는 가는 혈관이 지나치게 오그라들면
따뜻한 피가 손까지 닿지 못합니다.
여기에 체온과 땀샘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이 헛돌면서
필요도 없는데 땀샘이 열리는 거죠.
내 손이 여기에 해당되나

몇 가지만 짚어보면 대략 감이 옵니다.
아래 중 여러 개가 겹친다면
순환과 신경 조절이 같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로 봅니다.
- 날씨와 상관없이 손발이 늘 시리다
- 긴장하거나 사람 앞에 서면 손바닥부터 땀이 밴다
- 속이 잘 안 내려가고 아랫배가 자주 차다
- 자고 일어나도 피로가 잘 안 풀린다
- 손끝 색이 유난히 하얗거나 푸르스름할 때가 있다
자율신경이 헛돌면 벌어지는 일

자율신경은 우리가 신경 쓰지 않아도
체온을 맞추고 땀샘을 여닫는 일을 알아서 합니다.
그런데 스트레스가 오래가거나 피로가 쌓이면
이 자동 조절이 무뎌지죠.
손끝 혈관은 필요 이상으로 오그라들어 열이 안 가고,
동시에 신경이 신호를 잘못 보내
엉뚱하게 땀샘이 열립니다.
한의학에서는 이걸 기혈이 손끝까지 못 도는 상태로 봅니다.
쉽게 말해 몸속 열과 순환이 중심에만 몰려 있고
말초까지 골고루 퍼지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집에서 해볼 수 있는 것들

당장 큰 치료보다, 신경을 덜 자극하는 생활이 먼저입니다.
커피나 에너지음료를 줄여보세요.
카페인은 교감신경을 부추겨 땀을 더 나게 합니다.
저녁마다 족욕이나 반신욕으로 발끝부터 데워주면
오그라들어 있던 말초 혈관이 조금씩 풀리죠.
손바닥에 땀이 확 나는 순간을 며칠 적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긴장할 때 나는지, 특정 상황에서 나는지
패턴이 보이면 대응할 지점이 잡힙니다.
이럴 땐 그냥 넘기지 마세요

가끔 그러다 마는 정도라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다만 일상이 불편할 만큼 심하거나,
손발 색이 변하면서 저리고 아픈 느낌까지 겹친다면
단순 피로로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이런 상태가 자꾸 반복된다면
체질과 순환 상태를 한번 살펴보고 상의해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