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치원과 달리 초등학교는 쉬는 시간에만 화장실에 갈 수 있어, 1학년 아이가 변의를 참는 일이 부쩍 늘어납니다. 참는 일이 반복되면 직장이 늘어난 상태에 익숙해져 신호를 덜 느끼게 되고, 집에 돌아와서야 배가 아프다고 말합니다. 저녁의 복통, 사라진 아침 배변, 줄어든 식사량은 따로 떨어진 일이 아니라 한 줄로 이어집니다. 저희는 아랫배가 어떻게 굳어 있는지, 먹는 양이 언제부터 줄었는지를 함께 봅니다.
3월에는 없던 말이 5월에 나옵니다

입학식이 있던 3월에는 없던 말이 5월쯤 되면 나옵니다. 하교하자마자 가방을 현관에 내려놓고 화장실로 뛰어가는 아이, 저녁을 먹다 말고 배가 아프다며 소파에 웅크리는 아이. 물어보면 학교에서는 한 번도 안 갔다고 합니다. 유치원에서는 마려우면 그냥 갔는데, 학교는 수업 중에 손을 들기가 부끄럽고 쉬는 시간 십 분은 친구들과 몰려다니다 보면 그냥 지나갑니다. 대변을 보러 간 걸 친구가 알까 봐 참는 아이도 적지 않습니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두 달이 쌓이면 배변은 저녁이나 주말로 밀리고, 어떤 날은 이틀 사흘을 건너뜁니다. 부모님이 알아채는 시점은 대개 아이가 변기에 앉아 힘들어하며 울거나, 휴지에 붉은 것이 비칠 때입니다. 그때는 이미 습관이 두어 달 굳은 뒤입니다. 학교 상담에서 별말이 없었다고 안심하기 쉽지만, 아이는 교실에서 불편했다는 이야기를 좀처럼 먼저 꺼내지 않습니다.
참는 습관이 감각 자체를 무디게 만듭니다

변이 직장에 내려오면 벽이 늘어나면서 신경이 신호를 보내고, 그 신호가 변의로 느껴집니다. 이때 참으면 항문 바깥쪽 근육을 조여 신호를 눌러 두게 되는데 몇십 분이 지나면 마려운 느낌은 사라집니다. 남은 변에서는 수분이 계속 흡수되어 단단해지고, 다음번에는 더 굵고 딱딱한 덩어리가 됩니다. 굵은 변이 지나가면서 아프면 아이는 다음번에 더 참게 되고, 이 고리가 두세 바퀴 돌면 직장은 늘어난 상태에 익숙해져 같은 양이 내려와도 신호를 약하게 보냅니다. 아이가 마렵다는 말을 안 하는 것이 참는 게 아니라 정말로 못 느끼는 단계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동양의학에서는 이 상태를 아랫배에 기운이 막혀 통하지 않는 쪽으로 읽습니다. 대장이 말라 내려보내는 힘이 떨어진 것인지, 아랫배가 차서 움직임이 둔해진 것인지를 나눠서 살핍니다. 배를 눌러 보면 왼쪽 아래만 단단한 아이가 있고 배 전체가 북처럼 팽팽한 아이가 있는데, 보는 자리가 서로 다릅니다.
집에서 일주일이면 확인되는 것들

달력에 배변한 날만 동그라미로 표시해 보십시오. 주중은 비어 있고 토요일 일요일에만 표시가 몰린다면 학교에서 참고 있다는 뜻입니다. 변의 모양도 봅니다. 토끼똥처럼 동글동글 떨어지는지, 처음에 굵은 덩어리가 나오고 뒤에 무른 것이 따라 나오는지를 보면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짐작이 됩니다.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도 재 보십시오. 오 분 넘게 힘을 주고도 못 보고 나온다면 감각이 무뎌진 쪽에 가깝습니다. 배를 만져 배꼽 왼쪽 아래에 소시지 같은 덩어리가 잡히면 변이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몇 숟갈을 먹는지 기억해 두십시오. 배가 찬 상태로는 밥이 들어갈 자리가 없는데, 부모님은 갑자기 편식이 심해졌다고만 느끼시는 일이 흔합니다. 이 네 가지를 적어서 오시면 진료실에서 물어볼 것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반대로 주중에도 매일 보는데 양이 적고 늘 잔변감을 말한다면, 참는 문제보다 장이 예민한 쪽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같은 변비라도 어디서 막혔는지에 따라 손대는 자리가 달라집니다.
학교 시간표 대신 집의 시간표를 바꿉니다

학교 시간표는 바꿀 수 없으니 집의 시간표를 손봅니다. 아침에 일어나 물 한 컵을 마시고 아침을 먹은 뒤, 등교 전 십 분을 화장실 시간으로 비워 두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위에 음식이 들어가면 대장이 따라 움직이는 반사가 있어 식후 삼십 분 안쪽이 가장 유리합니다. 나오지 않아도 앉았다 나오는 것으로 충분하니 성과를 묻지 마십시오. 발이 공중에 뜨면 힘이 잘 안 실리니 변기 앞에 발판을 놓아 무릎이 엉덩이보다 살짝 높아지게 해 주시고요. 하루에 마시는 물을 세어 보면 대개 생각보다 훨씬 적습니다. 우유를 물 대신 마시는 아이는 오히려 더 굳기도 합니다. 담임 선생님께 미리 말씀드려 수업 중에도 손을 들 수 있게 해 두는 것이, 사실 아이에게는 가장 큰 변화입니다. 부끄러움이 사라지면 습관은 생각보다 빨리 돌아옵니다. 식탁에서는 나물과 과일을 반찬 한 자리에 늘 올려 두시되, 채소를 억지로 먹이는 데 힘을 쏟지는 마십시오. 이미 굳어 있는 상태에서 섬유질만 늘리면 배가 더 부풀어 아이가 밥을 더 밀어냅니다. 저녁에 삼십 분쯤 밖에서 뛰게 하는 것이, 반찬 한 가지 늘리는 것보다 배에는 낫습니다.
이럴 때는 미루지 말고 상의해 주세요

휴지에 피가 비치는 일이 반복되거나 배가 아프다며 밤에 깨는 날이 이어지면 미루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팬티에 변이 조금씩 묻어 나오는 유분증은 아이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굳은 변 옆으로 무른 변이 새는 상태라, 혼내면 아이가 더 숨기게 됩니다. 체중이 몇 달째 그대로거나 오히려 줄었다면 먹는 양이 이미 오래전부터 줄어 있었다는 뜻이라 성장 쪽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저희는 배를 직접 만져 보고 하루 일과를 시간 순서대로 받아 적습니다. 몇 시에 일어나 몇 시에 아침을 먹고 학교에서 급식은 몇 시인지까지 적어 보면, 아이가 참을 수밖에 없는 구간이 눈에 들어옵니다. 변을 무르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그 구간이 그대로 남고, 약을 놓는 순간 원래대로 돌아가기 쉽습니다. 습관이 굳은 기간만큼 되돌리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미리 말씀드립니다. 두 달 참은 아이를 일주일 만에 되돌리겠다는 계획은 아이도 부모님도 지치게 만듭니다. 방학처럼 시간표가 헐거워지는 구간이 습관을 다시 잡기에는 가장 수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가라고 시키는 것보다 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편이 낫습니다. 아이가 참는 이유는 대개 부끄러움과 시간 부족이라, 담임 선생님께 미리 말씀드리고 아이에게도 손을 들어도 괜찮다고 몇 번 확인해 주십시오. 집에서 아침 배변 시간을 확보해 두면 학교에서 마려운 횟수 자체가 줄어듭니다.
유산균은 장내 환경을 거드는 쪽이라 참는 습관 자체는 바꾸지 못합니다. 먹여서 나쁠 것은 없지만, 배변 시간과 자세를 함께 손보지 않으면 변화가 잘 안 보입니다. 몇 달을 먹였는데 배변 간격이 그대로라면 다른 부분을 보셔야 할 시점입니다.
네, 두 가지는 붙어 있습니다. 배 아래쪽이 차 있으면 위쪽으로 들어갈 자리가 좁아져 아이가 몇 숟갈 뜨다 맙니다. 배가 편해지면 식사량이 먼저 돌아오는 아이가 많아서, 여기서는 배변과 식사량을 한 장에 같이 적어 둡니다.
급할 때 한 번 비워 주는 쓰임과, 매일 기대는 쓰임은 다릅니다. 며칠 이상 이어졌는데 스스로 신호를 못 느끼는 상태라면 감각이 무뎌진 단계일 수 있으니 진료를 한 번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자가 판단으로 늘리거나 줄이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