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농증(부비동염)
항생제를 쓰는 동안은 가벼워지다가 끊으면 다시 도는 누런 콧물·코막힘·얼굴 압박감. 만성 축농증의 원인을 고인 것이 왜 빠져나가지 못하는가에서 찾아 네 갈래로 나눕니다.
항생제를 써도 끊으면 다시 도진다면
축농증으로 진단받고 항생제를 여러 번 썼는데도 끊고 나면 다시 누런 콧물이 도는 분들이 계십니다
먹는 동안은 콧물이 묽어지고 머리도 한결 가벼워집니다. 그런데 끊고 두어 주가 지나면 같은 자리로 돌아옵니다. 항생제가 못 미쳐서가 아닙니다. 그때 차 있던 것을 비워 낸 것이고, 비운 자리가 다시 차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급성으로 끝나지 않고 만성으로 넘어가는 데는 그 사람 쪽의 원인이 따로 있습니다. 한방은 그 자리를 봅니다. 왜 이 사람은 비운 자리에 자꾸 다시 차는지, 무엇이 빠져나가는 길을 붙들고 있는지를 살핍니다.
부비동은 좁은 구멍 하나로 코와 이어져 있습니다
부비동은 얼굴뼈 속의 빈 방입니다 이마 뒤, 두 눈 사이, 광대뼈 안쪽에 좌우로 나뉘어 여러 개가 있고 저마다 좁은 구멍 하나로 코와 통합니다
평소에는 그 구멍으로 공기가 드나들고 안에서 만들어진 점액이 흘러나옵니다. 그런데 감기나 염증으로 구멍 둘레가 부으면 통로부터 막힙니다. 방 안의 점액은 계속 만들어지는데 나갈 길이 없으니 그대로 고입니다.
고인 것이 걸쭉해지고 무거워지면 코막힘이 종일 이어지고, 뺨과 이마가 눌리는 느낌이 오며 고개를 숙일 때 더합니다. 이마 쪽이 무거우면 두통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코를 풀어도 시원하지 않고, 목 뒤로 넘어가(후비루, 後鼻漏) 캑캑거리거나 밤에 기침이 나기도 합니다. 냄새를 받아들이는 자리가 코 안쪽 천장에 있어 그 길이 막히면 냄새도 흐릿해집니다.
그래서 축농증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일과 길을 여는 일을 함께 봐야 합니다. 비염이 겹친 분이 많은데, 비염이 "왜 코가 이렇게 예민한가"를 묻는다면 축농증은 "왜 고인 것이 안 빠지는가"를 묻습니다.
축농증을 볼 때 크게 네 갈래로 나눕니다
첫째, 겉은 찬데 속에 열이 갇힌 쪽 (외한속내열, 外寒束內熱)
동의보감은 걸쭉한 콧물이 멎지 않는 상태를 두고 "밖의 찬 기운이 속에 있는 열을 억눌러서 생긴 것"이라 했습니다. 겉이 조여 있으니 속의 열이 빠져나갈 데가 없어 위로만 몰린다는 뜻입니다.
· 감기 끝에 시작해서 그대로 눌러앉았다 · 찬 데 나가거나 아침 공기를 쐬면 코가 더 막힌다 · 그런데 나오는 콧물은 누렇고 걸쭉하다 · 얼굴이 화끈거리고 입이 말라 물을 자주 찾는다
찬 것에 막혔다고 데우기만 하면 속의 열이 더 갇히고, 열을 내리기만 하면 겉이 더 조입니다. 겉을 열어 주면서 속의 열을 함께 내려야 풀리는 자리입니다. 황련통성산이 여기에 쓰입니다.
둘째, 눅진한 것에 열이 얹혀 누렇게 엉긴 쪽 (담열, 痰熱)
먹은 것이 제대로 삭지 못하면 몸 안에 눅진한 것이 고이는데, 이것을 담(痰)이라 합니다. 여기에 열이 얹히면 그저 끈끈한 데서 그치지 않고 누렇게 엉겨 고름(농)이 됩니다. 축농증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자리입니다.
· 콧물이 누렇고 끈끈해 코를 풀어도 덩어리로만 나온다 · 목 뒤로 넘어가는 것에서 비린내가 난다 · 잘 먹고 열이 많은 편인데 몸은 무겁다 · 소화가 처지고 눈 밑이 늘 어둡다
엉긴 것부터 밀어내야 길이 열립니다. 어성초·의이인·길경으로 고인 것을 빼내면서, 담이 다시 쌓이지 않도록 이진탕이나 평위산을 뒤에 받칩니다. 코를 직접 여는 백지·신이·창이자·박하도 함께 씁니다.
셋째, 콧마루가 시큰거리고 이마가 눌리는 쪽
동의보감은 「소문」을 인용해 "담(膽)에 있던 열이 뇌로 가면 콧마루가 괴롭고 걸쭉한 콧물이 멎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여기서 담은 쓸개를 가리키는데, 한방에서는 결단과 긴장을 맡는 자리로도 봅니다. 신경을 오래 쓰고 잠을 설치는 분에게서 이 모습이 잘 나옵니다.
· 콧마루와 두 눈 사이가 시큰거리고 무겁다 · 이마가 눌리고 고개를 숙이면 더하다 · 아침에 입이 쓰고 잠이 얕다 · 머리가 무겁고 오후가 되면 집중이 흐트러진다
코만 두드려서는 잘 열리지 않습니다. 머리 쪽으로 치받은 열을 흩어 내려야 콧마루부터 편해집니다. 형개연교탕을 이 자리에 씁니다.
넷째, 감기만 걸리면 축농증으로 넘어가고 오래 끄는 쪽 (기허, 氣虛)
앞의 셋이 "고인 것을 어떻게 빼낼까"라면 이쪽은 "왜 자꾸 차는가"입니다. 밀어내는 힘 자체가 얕으면 염증을 가라앉혀 놓아도 곧 같은 자리로 돌아옵니다. 아이와 어르신에게 많습니다.
· 해마다 감기 끝이면 축농증으로 넘어간다 · 항생제를 먹는 동안만 좋아진다 · 쉽게 지치고 땀이 많으며 감기를 자주 한다 · 아이가 늘 코맹맹이 소리를 내고 입을 벌리고 잔다
이런 분은 짜내는 약만으로는 자리를 잡지 못합니다. 밀어내는 힘을 세워 두면 다음 감기에서 갈라집니다. 보중익기탕을 뼈대에 둡니다. 비염에서 몸 겉을 지키는 힘이 얕아진 쪽과 맞닿아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해마다 같은 철에 되풀이되어 계절을 넘겨 받쳐야 하는 분에게는 보폐고를 함께 봅니다. 코가 아니라 기침이 앞에 선다면 만성 기침(마른기침) 쪽을 보십시오.
갈래가 섞인 분이 대부분입니다. 감기 끝에 시작해서(첫째) 눅진하게 엉겼는데(둘째) 밀어내는 힘까지 얕아진(넷째) 식입니다. 지금 무엇이 가장 급한지부터 가려 잡는 일이 진찰입니다.
진찰에서는 이런 것들도 함께 여쭙습니다. 콧물이 한쪽에서만 나오는지, 냄새를 언제부터 못 맡았는지, 고개를 숙일 때 이마와 뺨 중 어디가 더 무거운지. 어느 방이 막혀 있는지를 가늠하는 단서가 됩니다.
※ 아직 코 안을 들여다본 적이 없으시다면 이비인후과에서 내시경이나 영상 검사로 부비동 상태를 한 번 확인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치료 전후를 견주어 볼 기준이 생깁니다. 필요하다면 상담 때 안내드립니다.
한방 치료
진찰 후, 상태에 맞춰 함께 씁니다
치료 방법과 횟수는 진찰 결과에 따라 달라지며, 경과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궁금한 점
항생제는 끊고 와야 하나요?
자의로 끊지 마시고 드시던 대로 두신 채 오시면 됩니다. 무엇을 얼마나 드셨는지, 이번이 몇 번째인지 알려 주시면 그에 맞춰 구성합니다. 증상이 잦아들면서 약을 줄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 판단은 처방하신 곳과 상의하며 진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수술을 권유받았는데 한약을 먼저 써 봐도 될까요?
코 안 구조 자체가 좁거나 물혹이 길을 막고 있다면 수술이 그 길을 열어 주는 일을 합니다. 다만 길을 열어 놓아도 고이는 이유가 남아 있으면 몇 해 뒤에 다시 찾아오기도 합니다. 한의학에서 축농증을 보는 방식은 고인 것을 빼내는 일과 다시 차지 않게 하는 일을 함께 잡는 쪽이라, 수술과 부딪히기보다 그 뒤를 받치는 자리에 섭니다.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지금 코 상태와 지금까지의 경과를 함께 봐야 하므로, 이비인후과에서 들으신 소견을 가지고 오시면 그 위에서 상의드립니다.
집에서 코세척을 해도 되나요?
고인 것을 씻어 내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 하셔도 됩니다. 다만 세게 밀어 넣으면 물이 귀 쪽으로 넘어갈 수 있어, 고개를 앞으로 숙인 자세에서 약한 압력으로 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한쪽이 완전히 막혀 있을 때는 무리해서 뚫으려 하지 마시고 그대로 두셨다가 진료 때 말씀해 주십시오. 한약을 드시는 중에도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아이가 감기만 하면 축농증으로 가는데 매번 항생제를 먹여야 할까요?
급성으로 열이 나고 얼굴이 아플 때는 항생제가 필요한 국면이 있습니다. 다만 해마다 같은 일이 되풀이된다면 그 사이사이가 관리할 자리입니다. 아이는 부비동이 아직 다 자라지 않아 통로가 더 쉽게 막히고, 코가 오래 막히면 잠과 집중에 먼저 영향이 옵니다. 코가 조용한 시기에 밀어내는 힘을 다져 두면 다음 겨울을 넘기는 폭이 달라집니다.
축농증(부비동염), 포천·송우리·철원·진접 어디서 오시든 일동대영한의원에서 한방 진료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