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 뒤 생긴 이명은 귀 안쪽만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충돌 순간의 큰 소리와 머리 흔들림, 그리고 목과 턱 주변 근육의 긴장이 함께 얽히면서 소리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검사에서 큰 이상이 없다는 말은 위험한 원인이 아니라는 뜻이지 소리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조용한 밤에만 커진다면 소리 자체보다 소리를 키워 듣는 상태를 함께 봐야 하며, 한쪽 청력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어지럼이 심하면 그날 안에 확인하셔야 합니다.
낮에는 잊고 지내다 밤에 다시 들립니다

사고 이후로 한쪽 귀가 물속에 있는 것처럼 먹먹합니다. 낮에는 일하고 사람 만나느라 잊고 지내다가, 집에 와서 불을 끄고 누우면 그때부터 소리가 시작됩니다. 삐 하는 얇은 소리일 때도 있고 웅 하고 낮게 깔릴 때도 있습니다. 신경 쓰지 않으려 할수록 더 또렷해져서 잠드는 시간이 자꾸 늦어집니다.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를 받았더니 큰 이상은 없다는 말을 들었고, 그 말이 안심이 되면서도 답답합니다. 소리가 분명히 들리는데 없는 것 취급을 받는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밤마다 소리를 확인하게 되고, 조금이라도 커진 것 같으면 마음이 내려앉습니다. 잠이 부족해지면 다음 날 소리가 더 크게 들리고, 그래서 또 못 자는 흐름이 반복됩니다. 사고 뒤 몇 주가 지났는데도 이 밤이 계속되면 지치는 것은 귀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가족에게 말해도 소리가 들리는 걸 어떻게 하느냐는 대답만 돌아오니 결국 혼자 견디게 됩니다. 목이 뻐근한 것은 설명이 되는데 귀에서 나는 소리는 설명할 말이 마땅치 않은 것도 답답한 이유입니다.
귀 안쪽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고 순간에는 짧고 강한 소리가 납니다. 에어백이 펴지거나 차체가 부딪히는 소리는 순간적으로 아주 크기 때문에 안쪽 청각 세포가 잠시 눌립니다. 머리와 목이 흔들리면서 중이의 압력을 조절하는 통로가 제 기능을 못 하면 먹먹함이 남기도 합니다. 여기에 사고 뒤 굳은 목 위쪽과 턱 주변 근육이 얹힙니다. 이 부위의 신경 신호는 소리를 처리하는 경로와 이어져 있어서, 목을 돌리거나 이를 악물 때 소리 크기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들어오는 소리가 조금 줄면 신경계는 감도를 스스로 올려 보상하는데, 그 결과 없던 소리가 도드라지게 됩니다. 조용한 밤에 커지는 것은 소리가 실제로 커져서가 아니라 배경 소음이 사라져 상대적으로 크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귀를 신의 기운이 드러나는 자리로 보고, 놀람으로 기가 위로 뜨거나 담이 맑은 구멍을 막았을 때 귀울림이 온다고 봅니다. 옛 의서도 귀울림을 한 가지로 묶지 않고 기운이 모자란 경우와 막힌 경우로 나눠 다뤘습니다.
집에서 구분해 볼 것

먼저 한쪽인지 양쪽인지 정하십시오. 다음은 소리의 종류입니다. 삐 하는 높은 소리인지, 웅 하고 낮게 깔리는 소리인지, 아니면 맥박에 맞춰 쿵쿵 뛰는 소리인지 나눠 보십시오. 맥박에 맞춰 들리는 소리는 따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고개를 좌우로 끝까지 돌리거나 이를 꽉 물었을 때 소리의 크기나 높낮이가 달라지는지도 살펴보십시오. 달라진다면 목과 턱의 긴장이 얽혀 있을 가능성을 함께 봅니다. 먹먹함이 침을 삼키거나 하품할 때 잠깐 트이는지도 확인하시면 좋습니다. 전화를 받을 때 어느 쪽 귀로 받게 되는지, 식당처럼 시끄러운 곳에서 말소리가 잘 안 들리는지도 청력의 단서가 됩니다. 어지럼이 함께 오는지, 걸을 때 한쪽으로 쏠리는지도 적어 두십시오. 마지막으로 잠든 시각과 깬 횟수, 커피와 술의 양을 며칠치 기록해 보십시오. 소리가 커지는 날과 겹치는 조건이 보입니다.
밤을 조금 덜 조용하게 만드십시오

이명이 있을 때 완전한 정적은 오히려 소리를 키웁니다. 잠들기 전에는 아주 낮은 볼륨으로 라디오나 잔잔한 소리를 틀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선풍기나 공기청정기의 낮은 바람 소리도 배경을 만들어 줍니다. 대신 이어폰으로 큰 소리를 듣는 것은 피하십시오. 카페인과 술, 짠 음식은 줄이시고 특히 늦은 오후 이후의 커피는 잠을 얕게 만들어 다음 날 소리를 키웁니다. 이를 악물거나 한쪽으로 턱을 괴는 습관, 옆으로 누워 손등으로 턱을 받치는 자세도 살펴보십시오. 자기 전 목 뒤와 귀 아래를 따뜻하게 해 주시고, 어깨를 크게 돌리는 대신 천천히 늘려 주는 정도가 편합니다. 취침 시각은 되도록 일정하게 유지하십시오. 소리를 확인하려고 일부러 귀를 기울이는 시간을 줄이는 것도 관리에 들어갑니다. 소리에 마음이 붙어 있는 시간이 길수록 밤이 길어집니다. 오늘은 어땠는지 확인하는 대신, 자기 전 십 분쯤 다른 일에 손을 두는 편이 실제로는 도움이 됩니다.
미루지 말아야 할 경우

다음은 시간을 두고 보지 마십시오. 한쪽 청력이 갑자기 뚝 떨어진 느낌이 들 때는 그날 안에 청력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소리가 맥박에 맞춰 뛰거나, 어지럼이 심해 서 있기 힘들거나, 귀에서 진물이 나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심한 두통이나 한쪽 얼굴의 감각 변화가 함께 오면 먼저 응급으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목과 턱의 긴장, 잠, 놀람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함께 보면서 순서를 잡습니다. 저희는 고개를 돌릴 때 소리가 달라지는지, 사고 이후 잠이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먼저 여쭙습니다. 속이 울렁이고 어지러우면서 귀가 먹먹한 쪽에는 담음을 다스리는 자리에서 이진탕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다만 같은 이명이라도 기운이 꺼져 있는 분과 위로 떠 있는 분은 보는 자리가 다르므로, 지금 몸 전체가 어떤 상태인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이명은 하루아침에 사라지기보다 잠과 긴장이 정리되면서 신경 쓰이는 시간이 줄어드는 쪽으로 변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검사는 위험한 원인이 있는지, 청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보는 것이지 소리가 실제로 있는지를 재는 것이 아닙니다. 들어오는 소리가 조금 줄면 신경계가 감도를 올려 없던 소리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상이 없다는 말과 소리가 없다는 말은 다릅니다.
낮에는 주변 소음이 소리를 덮어 주지만 밤에는 배경이 사라져 같은 크기가 훨씬 크게 들립니다. 여기에 잠이 부족하고 긴장이 남아 있으면 소리에 더 예민해집니다. 잠들기 전 아주 낮은 배경 소리를 두는 편이 나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고 전에는 없던 소리가 사고 직후부터 시작되었다면 그 경과를 기록해 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제부터 어느 쪽 귀에서 어떤 소리가 났는지, 청력 검사 결과가 있다면 함께 보관하십시오. 시간이 지날수록 설명할 자료가 줄어듭니다.
삼키거나 하품할 때 잠깐 트인다면 중이의 압력을 조절하는 통로가 뻑뻑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코를 세게 풀거나 억지로 귀를 뚫으려 하지 마십시오. 먹먹함이 이 주 넘게 이어지거나 소리가 잘 안 들리면 청력부터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